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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추천] 차별이란 벽 따윈 깨부수자 '히든 피겨스'

커피다방 2021. 4.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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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2016)
감독 데오도르 멜피
주연 타라지 P. 헨슨(캐서린 존슨), 옥타비아 스펜서(도로시 본), 자넬 모네(메리 잭슨), 케빈 코스트너(알 해리슨) 외
줄거리

천부적인 수학 능력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 NASA 흑인 여성들의 리더이자 프로그래머 도로시 본 흑인 여성 최초의 NASA 엔지니어를 꿈꾸는 메리 잭슨 미국과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절, 천부적인 두뇌와 재능을 가진 그녀들이 NASA 최초의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선발된다. 하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으며, 공용 커피포트 조차 용납되지 않는 따가운 시선에 점점 지쳐 간다. 한편, 우주궤도 비행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게 되고, 해결방법은 오직 하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수학 공식을 찾아내는 것뿐인데….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세계를 놀라게 한 그녀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처 : 다음 영화 소개)

 

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보는 내내 진짜?라는 생각을 달고 봤다. 

줄거리에도 나와있듯이 정말 이정도로 인종차별이 심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지금 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안 혐오를 벌이는 모습에서 과거를 잊은 건가 싶기도 하는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보는 내내 천재는 정말 다르구나라는 생각도... 계산을 척척해내는 것도 대단하지만 저렇게 긴 숫자를 어떻게 다 외우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숫자를 사랑하는 천재들.

 

마지막 엔딩크레딧에서 실제 3명의 여성들을 보여주는 데 가슴이 찡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항상 끝에 실제 인물들을 보여주는 데 감동적인 영화를 볼 땐 그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다.

(물론 실제 범죄이야기를 담은 영화라면 분노가 차오르지만...)

2시간 남짓하는 긴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순간도 놓칠 부분이 없으니 마음의 울림을 얻고 싶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그녀들의 실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접은 글 클릭하여 더 알아보기

더보기

*NASA의 역사를 바꾼 천재 수학자 캐서린 존슨 (1918.8.26~2020.2.24)
1918년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태어난 캐서린 존슨은 어려서부터 천부적인 수학 능력으로 흑인 여성 최초 웨스트버지니아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했다. 교사 활동을 하던 그녀는 1953년 NASA의 랭글리 연구 센터에서 ‘인간 컴퓨터’로 고용되어 미국 최초 우주 궤도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수학공식을 찾아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초기 IBM 전자 컴퓨터도 믿을 수 없던 존 허셜 글랜이 지구 궤도 비행 직전까지도 캐서린 존슨이 마지막으로 숫자 계산을 확인해야만 한다고 고집할 만큼 완벽한 수학 계산을 해낸 인물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개발 경쟁에 큰 전환점을 가져다주며 NASA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그녀는 2015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통령 자유 훈장을 수여받았다.

*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책임자 도로시 본 (1910.9.20~2008.11.10)
여섯 명의 자녀를 양육하며 교사로 활동하던 도로시 본은 1940년대 NASA 랭글린 연구 센터에 입사해,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그룹의 책임자가 되었다. 부하 직원들의 열정적인 대변자로 흑인은 물론 백인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NASA 최초로 IBM 컴퓨터가 도입되자, 전자 컴퓨터의 시대를 앞서 예측한 그녀는 자기계발을 위해 프로그래밍을 배운 것은 물론, 다른 흑인 여성들에게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것을 장려했다. 현재 IBM 컴퓨터 실행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큰 공헌을 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 메리 잭슨 (1921.4.9~2005.2.11)
뛰어난 수학자로서 NASA에 입사한 메리 잭슨은 탁월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인정받아 ‘카지미에시 크자르네키’의 권유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당시 NASA에서는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백인들만 입학 가능한 고등학교 수업 이수를 내세울 정도로, 남녀 불문 흑인이 엔지니어가 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강인한 의지와 끈기를 가진 그녀는 고등학교 입학을 허락해달라는 청원을 법원에 내고, 긴 싸움 끝에 흑인 최초의 백인 전문학교 입학생이자 흑인 여성 엔지니어로 성공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이 영화에서 인상깊었던 장면 3]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1. 내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여기로부터 800m

 

지금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이트와 컬러 차별이 심하던 시대.

영화 속에 그려진 인종차별(분리법이라고 하더라)은 정말 경악스러운 정도였다. 화장실, 식당 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에서 조차 유색인종은 컬러드(colored)라는 영역만 사용할 수 있었다.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선  800m 거리에 있는 유색인용 여자 화장실을 찾아가야만 했던 캐서린.

급한 용무가 있음에도 항상 계산해야 할 문서들을 들고 복장규정때문에 치마에 하이힐을 신고 달려 다니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나중에 캐서린이 달리던 동선과 똑같은 동선을 캐서린에게 중요한 계산을 맡기기 위해 달려가는 백인 남성의 모습이 나오는 데 뭔가 통쾌한 느낌이 들었다.)

 

 

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그리고 비를 쫄딱 맞고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사가 왜 자꾸 자리를 비우느냐는 꾸짓음에 폭발한 캐서린. 이 곳에 그녀가 쓸 수 있는 화장실도 없고, 복장은 무릎길이의 치마, 하이힐, 악세사림금지, 커피조차 다른 직원들과는 마시는 건 마실 수도 없다는 그녀의 말이 너무나도 슬프게 들렸다. 백인 남성과 여성에겐 그런 것들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였을테니까. 

 

하지만 이 일이 있은 뒤, 초반 대사를 통해 꽉 막힌 상사란 이미지가 굳어져있던 해리슨이 연장을 들고 유색인용 여자 화장실의 간판을 때려 부수며 앞으로 '유색'이란 없다고 한 모습에서 그는 차별이란 벽 앞에서 '들을 줄 아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끝까지 그는 캐서린이 흑인여성으로 대하지 않았다. 물론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긴 했지만. 차별이란 그렇게 한 명의 의식 있는 사람의 선행된 행동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가 매우 높은 직급에, 영향력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2. 내 길은 내가 만든다. 

 

서관 전산원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백인 여성의 부하직원일 수 밖에 없던 도로시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변화는 빠르고 승진은 느리다고 말하지만 느린 승진은 아마 유색인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말일 수도...

IBM 컴퓨터가 들어온 이후 전산원이라는 직무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고 직업을 잃을 것이 예견되었지만 도로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다. 

 

스스로 프로그램 언어를 공부하고 IBM알 담당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그리고 그녀의 리더십이 돋보인 것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에게 시대의 변화를 알려주고 함께 나아가고자 했다는 점이다. 그냥 그녀의 그런 행동이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그냥 맞춰가다가 시대가 변화하면 도태되는 거지'라고 생각해왔던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그리고 나사 최초의 여성 엔지니어가 된 메리가 법정에 나가 '최초'에 대해 판사에게 이야기하는 장면 또한 명장면 같다. 항상 '최초'는 있다. 그리고 그 최초는 역사에 기억된다.

 

 

3. 그녀라면 믿을 수 있죠.

 

IBM이 전산원의 자리를 대체하고 다시 자신의 자리인 서관으로 돌아간 캐서린. 

중요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IBM의 계산 오류가 발견되고, 존 글렌(파일럿)이 그녀의 계산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말에 다시 중요 프로젝트의 계산을 해낸 캐서린. 중요 계산을 전달하고 난 뒤 당연한 듯이 닫힌 문 앞에서 실망감을 감출 순 없었지만, 다시 열리는 문과 그 안에서 해리슨이 나와 보안카드를 전달하는 순간, 캐서린의 미래도 그렇게 활짝 열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닫히고 끝났다면 당연히 영화도 나오지 않았겠지?)

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히든 피겨스(출처: 다음 영화)

백인의 남자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브리핑에 들어가 멋지게 계산을 해내는 그녀의 모습과 그를 믿어준 해리슨, 그리고 편견 없이 그녀를 대해준 존 글렌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많은 편견이 존재하지만 그 편견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장면이 아녔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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